말씀: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
제목: 원수 사랑을 해야 할 이유
찬송: 455장(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
주님께서는 친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원수 사랑’ 그것이 정말로 됩니까? 솔직히 잘 안될 것입니다. 저의 경우, 마 5:44 말씀에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아멘’을 하면서도 그때마다 내심 송구히 받게 되는 성구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원수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역사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고려 거란 전쟁’입니다.
거란의 왕과 대신들은 그 권력이 하늘로부터 온 것임을 외면하듯 안팎의 숱한 피를 보면서도 정복 전쟁을 이어 나갑니다. 그러나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알려주듯 이 세상에서 영원한 권세란 없는 법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거란의 십만 대군은 귀주대첩에서 수천 명만 살아남았으며 이 뼈아픈 패배 후에 거란의 붕괴는 가속화되다 끝내 망국이 됩니다.
바로 이 대목이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온 세상의 中心國(중심국)이라 외친 거란은 어느새 亡國(망국)이 되어 수많은 유민을 발생시키는 민폐 지역이 됩니다. 이때 9만여 명의 거란 유민이 고려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자료는 있어서 지금까지 내려오는데 그들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아마도 그 유민들은 어느새 고려의 백성이 되었고, 조선의 백성이 되었으며 지금은 한국의 국민이 되어 심지어 축구를 보면서 우리와 같이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을 것입니다. 즉 거란의 떠돌던 무리가 어느 사이엔가 우리의 이웃이 되었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우리의 형제자매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고려의 역사를 성도의 관점에서 상기해보며 주님께서 원수 사랑을 왜 가르치셨는지 또 하나의 이유를 발견하고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곧 있으면 설날 연휴입니다. 내가 만나 좋은 사람도 있지만 왠지 달갑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만남도 주님의 마음으로 만나며 원수 사랑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기를 바랍니다. 이런 영적 훈련을 이 땅의 성도들이 잘 쌓아 나가다 보면 엄혹한 대치 상황 속에서도 남북이 화합하고 상생하는 삶의 길이 열리고 앞당겨 지게 되리라 믿습니다.
(기도: 원수까지도 용서하시고 사랑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는 성도가 되고 한국교회가 되어 평화의 도구로 쓰임 받게 하옵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