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미워하라
몇 십 년 전, 제가 신학생이었을 때 선배 목사님들은 가정을 돌아볼 여유가 없이 오로지 사역에 매진했습니다. 그 당시 목사님과 사모님은 좁은 방에 아이들을 감금시켜놓고 하루 종일 성도를 심방하고 성도 자녀를 돌보고 다녔습니다. 그 결과 목회자 자녀들의 마음에는 멍이 들고 일부 사모님들은 심장병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런 목회자 자녀 가운데 매우 훌륭한 분들이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목사님들 뿐 아니라 평신도나 일반 국민 중에서 가장이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어머니들이 알아서 자녀를 길러내는 가정도 많았습니다. 그런 시대의 선배 목사님들을 보면서 저는 앞으로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목사"가 되겠다고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목회를 설교나 강의 중에 가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무래도 시대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목회자 뿐 아니라 일반 성도 중에서도 교회 일에 너무 충성하느라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성도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일과 세상일을 분리시키는 이원론이 잘못이라고 가르쳐야 했습니다. 주부는 가정일이 주님의 일이고 남편들은 교회 일 때문에 직장 일을 등한히 하지 말라고 가르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오로지 자기 가정을 위해 하나님께 충성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젊은 목회자들도 그렇지만 평신도들은 아주 심각해져서 오직 자기 가정 밖에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교회에서 함께 봉사할 일도 등한히 하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에는 교회 청소를 할 성도가 없어서 용역회사에 맡기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청소는 용역회사에 맡길 일이 아닙니다. 성도가 예배당을 청소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함께 교제하면서 다른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저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 다음에 좋은 목사가 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저는 온 가족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아들들을 어릴 적부터 저와 함께 교회를 섬기며 제가 좋은 목사가 되도록 돕고 있습니다. 저의 아들들은 예배마다 참석하며 방송실을 책임지고 찬앙인도와 반주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토요일마다 아버지를 도와서 온 교회 청소를 도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결과 저의 아들들은 전혀 탈선하지 않고 반듯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가 반듯하게 자라기 원한다면 그 아들들을 데리고 토요일에 교회 청소를 하러 나오시기 바랍니다. 그 아들들을 데리고 교회의 각 영역에 봉사하기 바랍니다.
80년대에 [가정사역]이라는 이라는 책을 쓴 찰스 쉘은 교회와 가정은 등이 붙어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 말은 교회를 강조하느라 가정을 죽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정 반대의 이유로 그 말을 다시 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등한히 하면 당신의 가정이 온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교회를 위해 충성할 때 당신의 가정이 온전하고 자녀가 바르게 자랄 것입니다.
가정과 사역은 둘 다 중요합니다. 이것은 마치 시계추의 원리 같습니다. 한때는 가정을 강조해야할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사역과 충성을 강조해야 할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씀은 가족을 미워하라는 말입니다.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눅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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